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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 Poem Life81

사는 이유 / 최영미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 최영미 시인 '사는 이유' 중에서 사는 이유 - 최영미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거친 얼굴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 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종이가 창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 되풀이되는 어머니의 넋두리가 그렇다. 누군가와 싸울때마다 난 투명해진다. 치열하게 비어가며 투명해진다. 아직 건재하다는 증명 아직 진통할 수 있다는 증명 아직 살아있다는 무엇 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 날은 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 _______________________ 사는 이유를 묻는다면 머무는바 없이 바람처럼 .. 2023. 4. 17.
당시를 읽으며(김달진), 하늘의 달마저 창연히 서쪽으로 기운다. 당시(唐詩)를 읽으며 - 김달진 어젯밤 꽃 떨어지는 꿈 꾸었으니, 이제 봄이 바야흐로 지나가려 한다. 강물은 봄을 따라 말없이 흘러가고 하늘의 달마저 창연히 서쪽으로 기운다. 갈 길은 아득한데 이 지는 달빛을 밟으며 몇 사람이나 집으로 돌아갈까. 나는 그저 멀리 강 언덕에 늘어선 나무들만 무연히 바라본다. - '한 벌 옷에 바리때 하나' 중에서(민음사, 1990) 2023. 4. 17.
사랑에 관한 아름다운 사랑 시 모음(카톡 프사) 눈이 와서 그대 좋아라 소리치면 난 녹지 않는 눈 되어 그대 어깨 위에 앉고 낙엽 떨어지는 날 그대 낙엽 주우면 난 그 낙엽 되어 그대 책 안에 갇히리라 그렇게 언제나 그대 있는 곳에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 사랑에 관한 아름다운 사랑 시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중에서 ▶ 당신의 사랑으로 인해 내 가슴속에 피어난 꽃은 시들지 않는 사랑 꽃, 그 꽃처럼 아름다운 사랑 시 모음 ▶ 어두운 밤 하늘을 밝히는 별처럼 서로의 가슴속에 빛나는 사랑에 관한 시를 그대에게 아름다운 사랑 시모음 이미지는 마음의 정원!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 여경희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그대 갈매기 되어 날아가면 나 잔잔한 바다 되어 함께 가고 그대 비를 맞으며 걸어가면 나 그대 머리 위 천막 .. 2023. 4. 1.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칼 윌슨 베이커 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로움이 있듯이 이들처럼 저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중에서 (칼 윌슨 베이커)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 칼 윌슨 베이커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 레이스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 꼭 새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로움이 있듯이 이들처럼 저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아름다워지게 하소서 - 칼 윌슨 베이커(1878-1960) 미국 시인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작가 칼 윌슨 베이커(Karle Wilson Baker)는 1878~1960년 미국, 여류 시인, 작가다. 시카고 대학을 졸업한 뒤 얼마 동안 고등학교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재.. 2023. 3. 26.
모란의 연(緣) - 류시화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 어디에 있는가 .. 류시화 '모란의 연' 중에서 모란의 연(緣) - 류시화 ​ 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 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소란으로부터 멀리 있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당신으로 인해 스무 날 하고도 몇 날 불탄 적이 있다는 것을 불면의 불로 봄과 작별했다는 것을 당신이 머뭇거리다 돌아선 기척만 알까요. 당신이 돌아간 뒤 사립문 밖까지 달려 나가던 발자국 소리를 모란이 모를까요. 바닥에 떨.. 2023. 3. 25.
벚꽃이 훌훌(나태주), 옷을 벗고 있었다 벚꽃이 훌훌 옷을 벗고 있었다 나 오기 기다리다 지쳐서 벗고 있었다 ... 나태주 '벚꽃이 훌훌' 중에서 벚꽃이 훌훌 - 나태주 벚꽃이 훌훌 옷을 벗고 있었다 나 오기 기다리다 지쳐서 벗고 있었다 그 눈부신 연분홍 빛 웨딩드레스 벗어던지고 연초록빛 새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겨울인가 싶더니 어느새 꽃 내음이 가득한 봄이 바람타고 귓볼을 간지럽히며 지나간다. 바람타고 오더니 바람따라 옷을 벗고 있었다. 벚꽃이 훌훌 봄 바람에 간지러운 듯 그렇게 하나 둘, 정든 가지를 떠난다. 마음의 정원엔 옷을 벗어 던진 연분홍 벚꽃이 가득이다. 2023. 3. 23.
가난한 연인들에게 - 정연복 행복한 사람을 꿈꾸는 가난한 연인들아 ​ 그 꿈을 굳게 지켜라 세상에는 들꽃처럼 예쁜 사랑도 있으니 .. 정연복 '가난한 연인들에게' 중에서 가난한 연인들에게 - 정연복 ​ 산더미 같이 많은 돈을 갖고서도 ​ 한 움큼의 사랑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 쥐꼬리만 한 돈 밖에 없는데도 ​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을 누리는 사람도 있다. ​ 행복한 사람을 꿈꾸는 가난한 연인들아 ​ 그 꿈을 굳게 지켜라 세상에는 들꽃처럼 예쁜 사랑도 있으니 진정한 참 사랑은 물질로 이루어진 사랑이 아니다. 참 사랑은 물질이 아닌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진 배려와 존중으로 맺어진 사랑이다. 돈으로 이어진 물질적인 사랑은 돈이 사라지면 그 사랑 또한 변하여 사라지고 만다. 자신이 하는 사랑이 돈이 없어 안타까운가? 돈은 있다가도 ..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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