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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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일, 나태주 시 중에서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사는 일 -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일들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알 수 없는 인생사, 생각대로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삶의 길!
또 다른 길에서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된다.
어찌 삶이 계획대로 원하는대로만 잘 이루어 지겠는가. 내일을 알 수 없는게 우리 인생이다. 삶의 머나먼 여정의 길을 걷다보면 때로는 폭풍우도 만나고 뜨거운 태양도 만나는 것이다.
비 바람과 뜨거운 태양이 싫다고 우리를 위해 멈추지는 않는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뜨거운 태양을 마주하고 수용하고 받아 들이면서 길을 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조용하고 평온한 날은 오기 마련이니까..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인생! 자연의 순리에 따르고 수용하는것!
- 마음의 정원
- 나태주 시인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했고 4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으며,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후 『풀꽃』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등 여러 권의 시집을 펴냈고, 산문집 그림시집 동화집 등 150여 권을 출간했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시 「풀꽃」을 발표해 ‘풀꽃시인’이라는 애칭과 함께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소월시문학상, 흙의 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공주에서 ‘나태주풀꽃문학관’을 설립·운영하며 풀꽃문학상을 제정·시상하고 있다.
자료인용: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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