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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 Poem Life/계절 & 자연14

입춘立春이면, 박노해 언 발로 걸어오는 봄 기척 은미한 발자국 소리 들으며 ... 박노해 입춘이면 중에서 눈발이 눈물로 녹아내리고 입춘立春이면 - 박노해 입춘이면 몸을 앓는다 잔설 깔린 산처럼 모로 누워 은미한 떨림을 듣는다 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불고 눈발이 눈물로 녹아내리고 언 겨울 품에서 무언가 나오고 산 것과 죽은 것이 창호지처럼 얇구나 떨어져 자리를 지키는 씨앗처럼 아픈 몸 웅크려 햇빛 쪼이며 오늘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좋았다 언 발로 걸어오는 봄 기척 은미한 발자국 소리 들으며 ‘입춘立春이면’ 신작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수록 詩 p-49 2023. 2. 4.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 박노해, 안도현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나는 울었다 벌거벗은 힘 하나로 나는 웃었다 ... 박노해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나는 울었다 벌거벗은 힘 하나로 나는 웃었다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 박노해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나는 울었다 내가 이룬 것들은 눈처럼 흩날리고 내가 이룰 것들은 앞이 보이지 않고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벌거벗은 나무처럼 나는 울었다 가릴 것도 기댈 것도 없는 가난한 처음 자리에 내가 가진 하나의 희망은 벌거벗은 힘으로 살아있는 거라고 겨울나무의 뿌리처럼 눈에 띄지 않아도 어둠 속에서 내가 할 일을 해나가는 거라고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나는 울었다 벌거벗은 힘 하나로 나는 웃었다 현재의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질때 겨울숲은 벌거벗은 나무처럼 느껴지는 세상속에서 .. 2023. 1. 29.
눈 오는 저녁, 김소월 잠들면 만날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눈 타고 오시네 .. 김소월 시 눈 오는 저녁 중에서 눈 오는 저녁 - 김소월 바람 자는 이 저녁 흰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금년(今年)은…… ​ ​꿈이라도 꾸면은! 잠들면 만날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눈 타고 오시네. ​ ​저녁때, 흰눈은 퍼부어라 ​ 김소월(金素月) Kim So-wol 일제강점기의 시인 ​ 본명 김정식(金廷湜, Kim Jung-sik) ​ 호 소월(素月) ​ 본관 공주 김씨(公州金氏) ​ 출생 1902년 9월 7일, 평안북도 구성군 서산면 왕인동 ​ 사망 1934년 12월 24일, 평안북도 구성군 방현면 남시리 ​ 주요작품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인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대표작이 많다. 그의 시는 노래로도.. 2023. 1. 21.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중에서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붉은 깊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 우리가 눈발이라면 모두 잠든 밤에 가난한 이의 창가에 머물고 싶다. 그의 가난한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눈이 되어 그의 가슴속에 조용히 내리고 싶다. 눈이 내리면 그의 잠든창 마음의 정.. 2023. 1. 20.
12월의 시 강성은 씹던 바람을 벽에 붙여놓고 돌아서자 겨울이다 이른 눈이 내리자 취한 구름이 엉덩이를 내놓고 다녔다 ... 강성은 12월 중에서 달력을 떼어 죽은 숫자들을 말아 피웠다 12월 - 강성은 씹던 바람을 벽에 붙여놓고 돌아서자 겨울이다 이른 눈이 내리자 취한 구름이 엉덩이를 내놓고 다녔다 잠들 때마다 아홉 가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날 버린 애인들을 하나씩 요리했다 그런 날이면 변기 위에서 오래 양치질을 했다 아침마다 가위로 잘라내도 상처 없이 머리카락은 바닥까지 자라나 있었다 휴일에는 검은 안경을 쓴 남자가 검은 우산을 쓰고 지나갔다 동네 영화관에서 잠들었다 지루한 눈물이 반성도 없이 자꾸만 태어났다 종종 지붕 위에서 길을 잃었다 텅 빈 테라스에서 달과 체스를 두었다 흑백이었다 무성영화였다 다시 눈이 내렸다 .. 2022. 12. 12.
사랑도 삶도 폭설이더라 폭설이 내렸어요 이십 년만에 내리는 큰눈이라 했어요 ... 새벽 강물처럼 내 사랑도 흐르다 저 홀로 아프게 자란 나무들 만나면 물안개로 몸을 바꿔 그 곁에 조용히 머물고 욕심없이 자라는 새떼를 만나면 내 마음도 그렇게 깃을 치며 하늘을 오를 것 같았어요 ... 눈물 없는 길이 없는 이 세상에 고통 없는 길이 없는 이 세상에 때로는 삶은 폭설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눈물 없는 길이 없는 이 세상에 고통 없는 길이 없는 이 세상에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가 사랑하는 일도 또한 그러하겠지만 눈물에 대해서는 미리 생각지 않기로 했어요 폭설 - 도종환 폭설이 내렸어요 이십 년만에 내리는 큰눈이라 했어요 그 겨울 나는 다시 사랑에 대해서 생각했지요 때묻은 내 마음의 돌담과 바람뿐인 삶의 빈 벌판 쓸쓸한 가지를 분지를 듯.. 2022. 12. 11.
함박눈 시처럼 펑펑 울어봤으면 아무 뜻 없이 긴 겨울나무 사이로 떠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홀로 하얀 발자국이었으면 좋겠다 ... 함박눈이 쌓여 깊은 마음속에 내린다. 서로서로 야윈 등 두드리며 함빡 울어봤으면 좋겠다 펑펑 함박눈처럼 울어봤으면 좋겠다 함박눈 - 최돈선 아무 때나 함박눈이 왔음 좋겠다 그래서 강아지처럼 철부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 뜻 없이 긴 겨울나무 사이로 떠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홀로 하얀 발자국이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 모두 사랑하는 사람 저 먼 겨울 끝에 서서 나를 반겨주었으면 좋겠다 그래 그럼 그렇구 말구 서로서로 야윈 등 두드리며 함빡 울어봤으면 좋겠다 펑펑 함박눈처럼 울어봤으면 좋겠다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너무 아파 너무 슬퍼 너무 가난해 이 모든 것 함박눈 펑펑 내려 하얗게 지워버렸으면 좋겠다 천치같이 ..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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