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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 Poem Life/계절 & 자연

함박눈 시처럼 펑펑 울어봤으면

by 뿌리깊은나무N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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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뜻 없이
긴 겨울나무 사이로 떠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홀로
하얀 발자국이었으면 좋겠다
...

함박눈이 쌓여 깊은 마음속에 내린다.

서로서로 야윈 등 두드리며
함빡 울어봤으면 좋겠다
펑펑 함박눈처럼 울어봤으면 좋겠다

함박눈
- 최돈선

아무 때나 함박눈이 왔음 좋겠다
그래서 강아지처럼
철부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 뜻 없이
긴 겨울나무 사이로 떠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홀로
하얀 발자국이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
모두 사랑하는 사람
저 먼 겨울 끝에 서서
나를 반겨주었으면 좋겠다
그래 그럼
그렇구 말구
서로서로 야윈 등 두드리며
함빡 울어봤으면 좋겠다
펑펑 함박눈처럼 울어봤으면 좋겠다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너무 아파
너무 슬퍼
너무 가난해

이 모든 것
함박눈 펑펑 내려
하얗게 지워버렸으면 좋겠다
천치같이
그런,

하얀 눈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너무 아프고 슬퍼서 그리고 가난해서..
함박눈 펑펑 내려 세상의 모든 아픔과 고통들 하얗게 지워버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기다리는 눈은 보이지 않아,
달빛이 기울면 내리려나..

함박눈 시, 길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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