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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 Poem Life/좋은 시 모음

10월의 시 모음, 사랑과 인생에 관한 좋은 시월의 시

by 뿌리깊은나무N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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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
 
10월의 시 이해인 '10월의 기도' 중에서
 
▶ 사랑하기 좋은 계절 시월의 좋은 시 모음으로 사랑과 행복이 마음속에 가득하기를..
 
▶ 가을에는 아름답게 물든 단풍처럼 우리들의 인생속에 행복한 삶이 영원하기를..

10월의 시 모음 언어들이 가을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세상속으로 스며들기를..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가을 10월에 관한 시 이미지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10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시월  
- 임보
 
모든
돌아가는 것들의
눈물을
감추기 위해

산은
너무 고운
빛깔로
덫을 내리고

모든
남아 있는 것들의
발성(發聲)을 위해

나는
깊고 푸른
허공에
화살을 올리다.




시월
- 피천득
 
친구 만나고
울 밖에 나오니

가을이 맑다
코스모스

노란 포플러는
파란 하늘에

 

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10월의 기도, 시월의 인생 좋은 시 이미지

 
10월의 기도
- 이해인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 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

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먼저 생각하게 하소서

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
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사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 가게 하소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
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10월에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더욱 넓은 마음으로 서로 도와가며 살게 하시고
조금 넉넉한 인심으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 주소서
 


허물 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던 온기가
눈부시다


시월
- 목필균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이부자리 홑청
하얗게 펼쳐 널면

허물 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던 온기가
눈부시다

다 비워진 저 넓은 가슴에
얼룩진 마음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10월의 시, 아름다운 인생 시 모음 가을 이미지

 

잎과 잎처럼 흐르다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시월
 - 나희덕
 
산에 와 생각합니다
바위가 山門을 여는 여기
언젠가 당신이 왔던 건 아닐까 하고,
머루 한 가지 꺾어
물 위로 무심히 띄워보내며
붉게 물드는 계곡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고,
잎을 깨치고 내려오는 저 햇살
당신 어깨에도 내렸으리라고,
산기슭에 걸터앉아 피웠을 담배연기
저 떠도는 구름이 되었으리라고,
새삼 골짜기에 싸여 생각하는 것은
내가 벗하여 살 이름
머루나 다래, 물든 잎사귀와 물,
山門을 열고 제 몸을 여는 바위,
도토리, 청설모, 쑥부쟁이 뿐이어서
당신 이름뿐이어서
단풍 곁에 서 있다가 나도 따라 붉어져
물 위로 흘러내리면
나 여기 다녀간줄 당신을 아실까
잎과 잎처럼 흐르다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침묵으로 까맣게 채색하는
단호한 망각의 시월

 

시월
- 공석진
 
여름 내내 잠복해 있던
그리움을 앓는 거겠지
고열로 단풍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눈물처럼 아픈 잎새 뚝뚝 떨어지는데
어쩔 거야
나 하나쯤 잠시 자리를 비운들
 
사는 게 급급하여
이까짓 변화쯤
몸 사려 참지를 못하고
숨 막히게 난방을 해대는
겁을 잔뜩 집어먹은 낭만은
을씨년스러운 찬바람에 혼절하였다
 
붙잡지 마라
마침내 나는 떠나리
집요하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
빗발치는 아우성을
은행나무 밑 벤치에 앉혀 놓고
침묵으로 까맣게 채색하는
단호한 망각의 시월
 
 

좋은 인생 시 모음, 10월의 좋은 시 이미지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 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시월
- 황동규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木琴) 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3
며칠 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 한 탓 이리.

4
아늬, 석등(石燈)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 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 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5
낡은 단청 밖으론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 내 며칠 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와서......
절 뒷울 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낙엽 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한 등불들이 어스름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 본다.

6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 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마른바람 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10월의 편지
- 목필균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바람 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받을 사람도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10월에 관한 좋은 시 모음 아름다운 석양 이미지

 

시월은
언제나 행복을 꿈꾸는
내 고향이다.


10월은
- 박현자

시월은
내 고향이다
문을 열면
황토빛 마당에서
도리깨질을 하시는
어머니

하늘엔
국화꽃 같은 구름
국화향 가득한 바람이 불고

시월은
내 그리움이다
시린 햇살 닮은 모습으로
먼 곳의 기차를 탄 얼굴
마음밭을 서성이다
생각의 갈피마다 안주하는

시월은
언제나 행복을 꿈꾸는
내 고향이다.
 


 떠나기 위하여 가을 나무들이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온몸을 물들입니다


10월 
- 용혜원
 
가을처럼 긴 여운을 남기는
계절은 없습니다 가을은 고달픈 이들에게
마음의 쉼터를 만들어 줍니다

가을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열매 속에는 여름 햇살의 사랑 노래가 가득합니다

꽃피는 봄과 찬란했던 여름
열매로 가득한 가을 모두 다 열심히 일했습니다

일한 만큼의 행복을 갖고 나누는
당당하고 멋들어진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있습니다

떠나기 위하여 가을 나무들이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온몸을 물들입니다

아름다움을 만드는 나무 잎새들의 마음이
감동을 만들고 있습니다
 
 

10월 시 모음, 못다 한 고백에 핏빛의 멍든 마음.. 시월의 좋은 시 이미지

 

만남 뒤에 오는 이별을 아는 까닭에 늘 안타까움이 서리듯 슬퍼 보였으리

 

시월에 
- 김노연
 
무수한 말 줄임표를 놓고
침묵으로 응수하던 연모의 정
초록 숲이 변질되어 수줍음으로 눈뜰 때
이브인 나는 그 가장자리에서
연분홍 치마 자락을 흔들리라
 
티끌의 공백도 허락하지 않을
이율배반 속에서
바람 실은 가을밤이 짙어지면
헤어짐을 미리 준비하는 모진 맘으로
천근(千斤) 같은 이별을 한 잎 두 잎 떨구리라
 
어긋나지 않을 진리
만남 뒤에 오는 이별을 아는 까닭에
늘 안타까움이 서리듯 슬퍼 보였으리
표현할 길 없는 사랑을 어이할까
못다 한 고백에 핏빛의 멍든 마음을
 
각혈하는 지독한 사랑을 앓은
여인의 숨결
시월이 짓는 아름다움 뒤로
붉게 붉게 스미고 있다
스르르 인연의 끈을 놓고 있다
 



시월
- 이문재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은행잎을 떨어뜨린다
중력이 툭, 툭, 은행잎들을 따간다
노오랗게 물든 채 멈춘 바람이
가볍고 느린 추락에게 길을 내준다
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 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노랗게 말랐으리, 뿌리의 반대켠으로
타올라, 타오름의 정점에서
중력에 졌으리라, 서슴없이 가벼워졌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시월
노란 은행잎들이 색과 빛을 벗어던진다
자욱하다, 보이지 않는 중력
 
 

단풍으로 물든 10월의 좋은 시 모음 이미지


시월에
- 문태준

오이는 아주 늙고 토란잎은 매우 시들었다

산 밑에는 노란 감국화가 한 무더기 해죽, 해죽 웃는다
웃음이 가시는 입가에 잔주름이 자글자글하다
꽃빛이 사그라들고 있다

들길을 걸어가며 한 팔이 뺨을 어루만지는 사이에도
다른 팔이 계속 위아래로 흔들리며 따라왔다는 걸
문득 알았다

집에 와 물에 찬밥을 둘둘 말아 오물오물거리는데
눈구멍에서 눈물이 돌고 돌다

시월은 헐린 제비집 자리 같다
아, 오늘은 시월처럼 집에 아무도 없다

 


텅 빈 기억 속으로
혼자 가는 발자국 소리 가득하구나

 

시월을 추억함
- 나호열
 
서러운 나이 그 숨찬 마루턱에서
서서 입적(入寂)한 소나무를 바라본다
길 밖에 길이 있어
산비탈을 구르는 노을은 여기저기 몸을 남긴다
생(生)이란 그저 신(神)이 버린 낙서처럼
아무렇게나 주저앉은 풀꽃이었을까
하염없이 고개를 꺾는 죄스런 모습
아니야 아니야 머리 흔들 때마다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검은 씨앗들
타버린 눈물로 땅 위에 내려앉을 때
가야할 집 막막하구나
그렇다 그대 앞에 설 때 말하지 못하고
몸 뒤채며 서성이는 것
몇 백 년 울리는 것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 나이었던가
향기(香氣)를 버리고 빛깔을 버리고
잎을 버리는 나이
텅 빈 기억 속으로
혼자 가는 발자국 소리 가득하구나
 
 

가슴 저며 시려 오는 10월에 관한 좋은 시 이미지

 
누가 쏘았을까, 10월 심장을
- 원영래
 
누가 10월 심장을 쏘았기에
첩첩 산마다 선혈 낭자할까
골골 들녘마다 억새강이 흐를까
내 안 뜨겁게 달구던 피도 흘러나가
가슴 저며 시려 오는 걸까



그리운 사람,
그 이름조차도 차마
소리 내어 불러볼 수 없는


시월에 생각나는 사람
- 최원정
 
풋감 떨어진 자리에
바람이 머물면
가지 위, 고추잠자리
댕강댕강 외줄 타기 시작하고
햇살 앉은 벚나무 잎사귀
노을빛으로 가을이 익어갈 때

그리운 사람,
그 이름조차도 차마
소리 내어 불러볼 수 없는
적막의 고요가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르지
오지 못할
그 사람 생각을 하면
 
 

망각만큼 편안한 것은 없다. 시월의 좋은 시 모음 이미지

 

 뜨거운 것들은 본래 붉은 것이다


시월은 또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릴 것이다
- 이기철
 
시월의 맑고 쓸쓸한 아침들이 풀밭 위에 내려와 있다
풀들은 어디에도 아침에 밟힌 흔적이 없다
지난 밤이 넓은 옷을 벗어 어디에 걸어놓았는지
가볍고 경쾌한 햇빛만이 새의 부리처럼 쏟아진다
 
언제나 단풍은 예감을 앞질러 온다
누가 푸름이 저 단풍에게 자리를 사양했다고 하겠는가
뜨거운 것들은 본래 붉은 것이다
여읜 줄기들이 다 못 다독거린 제 삶을 안고
낙엽 위에 눕는다
낙엽만큼 쓸쓸한 생을 가슴으로 들으려는 것이다
 
욕망을 버린 나뭇잎들이 몸을 포개는 기슭은
슬프고 아름답다
이곳에서는 흘러가버릴 것들,
부서질 것들만 그리워해야 한다
이제 나무들이 푸른 이파리들을 내려놓고
휴식에 들 때이다
새들과 들쥐들이야 몇 개의 곡식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망각만큼 편안한 것은 없다
기억은 밀폐된 곳일수록 조밀해진다
이제 가을바람이 남겨놓은 것들만이
내 것이다
 
시월은 또 작년의 그 자리에서
오래 참으며 나를 기다릴 것이다
 


 
시월, 초사흘
- 류제희

누가 던져놓았나, 길 없는
하늘중천에
막내고모 눈썹 같은 초승달

달빛에 야윈
미루나무 꼭대기에 서너 장
봉함엽서 떨고 있네.

흰 눈발 서성이면
덧나던 그리움도, 기우뚱
헛발 딛는 초저녁
 
 

낙엽지는 10월의 시 모음과 인생 좋은 시 이미지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 있는가

 

10월
 - 기형도
 
1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
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갑자기 거칠어진다
내 뒤에 있는 캄캄하고 필연적인 힘들에 쫓기며
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
공중의 나뭇잎 수효만큼 검은
옷을 입은 햇빛들 속에서 나는
곰곰이 내 어두움을 생각한다, 어디선가 길다란 연기들이 날아와
희미한 언덕을 만든다, 빠짐없이 되살아나는
내 젊은 날의 저녁들 때문이다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의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 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2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의 촛불은 이미 없어지고
하얗고 딱딱한 옷을 입은 빈 병만 우두커니 나를 쳐다본다

-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문지, 1991)
 


한세상 거닐다 가는
인생은 참 아름다운 것

 

시월의 다짐
- 정연복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코스모스 꽃길을 걸어가리
 
산들바람에 춤추는
코스모스 따라
 
나의 몸도
나의 마음도
가벼이 춤추리
 
한세상 거닐다 가는
인생은 참 아름다운 것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인생은
더욱 더 아름답고 행복한 것
 
코스모스의 명랑함으로
즐거이 사랑하며 살아가리
 
 

스치는 바람인 줄 알았기에 잡으려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10월 시 이미지

 

꿈을 꾸듯
그대를 부르며 달려가겠습니다

 

10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운명이란 걸 믿지 않았기에
인연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영원을 알 수 없었기에
순간으로 접었습니다
 
스치는 바람인 줄 알았기에
잡으려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머문다는 것 또한
떠난 후에 남겨질 아픔인 줄 알았기에
한시도 가슴에 담아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숨바꼭질하듯
그대가 나를 찾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10월의 거리로 가겠습니다
 
꿈을 꾸듯
그대를 부르며 달려가겠습니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가슴을 활짝 열고
가을숲 그대 품에서
10월의 사랑을 꿈꾸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인연으로 말입니다
 


 
시월 이야기  
- 이향지
 
만삭의 달이
소나무 가지에서 내려와
벽돌집 모퉁이를 돌아갑니다

조금만 더 뒤로 젖혀지면
계수나무를 낳을 것 같습니다

계수나무는 이 가난한 달을
엄마 삼기로 하였습니다
무거운 배를 소나무 가지에 내려놓고
모로 누운 달에게
"엄마"
라고 불러봅니다

달의 머리가 발뒤꿈치까지 젖혀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아가야아가야 부르는 소리
골목을 거슬러 오릅니다

벽돌집 모퉁이가 대낮 같습니다
 
 

10월에 좋은 인생 시 이미지

 
10월 창호문
- 유안진
 
찬서리 내린다는
상강도 지났는가
어느덧 우리 사랑은
창호문의 꽃무늬
 
대장부 천금 목청
대닢으로 푸르러 있고
그 옆에 향기 높아
국화는 나의 뜻
 
절반은 고전이요
나머지는 현대이나
아직도 한 채의 한옥 같은 내 사랑아
이제부터 불빛이
긴 밤을 지킬지니
 
낙엽 같은 맨발로
홀연 돌아오는 밤도
창호문 바른 솜씨 보아서 아시리.
 


 
北方 10月
- 유치환
 
이곳 시월은 벌서 죽음의 계절의 시초리뇨
까마귀는 성귀에 모여들 근심하고
다시 천일(天日)도 볼 수 없는 한 장 납빛 하늘은
황막한 광야를 철책(鐵柵)인 양 눌러 막아
아아 북방 이 거대한 울암(鬱暗)의 의지는
창부인 양 허무를 안고 나누었나니
내 스스로 여기에다 버리려는 고독한 사유도
이렇게 적고 찾을 길 없음이여
호을로 허물어진 성터에 서건대
삭풍에 남은 고량(高梁)대만
갈 데 없는 감정인 양 못 견디어 울고
한 떼 기마의 흙빛 병정 있어
인력이 아닌 듯
묵묵히 서쪽 벌 끝으로 향하여 달려가도다
 
 

감동적인 좋은 시 이미지 (카톡 메인 프사 용으로 제작)

 

시월이 가기 전에
그대여 어서 오라

 

시월의 마지막 밤에
- 유응교
 
노을진 창가에
노랗게 물든 낙엽을 헤치고
고달픈 내 영혼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그대여!
시월의 마지막 밤에
옷자락 길게 끌며
내게로 오라.
 
낙엽은 언제나
떠남과 이별의 상징이지만
푸르른 영혼을
다시 기대할 수 있기에
내게는 큰 위로가 되리니...
 
달빛 차게 내린
초저녁 가을바람 헤치고
외로운 내 가슴에
따뜻한 손을 내밀며
그대여!
 
시월의 마지막 밤에
와인잔에 어울리는
달빛과 함께
내게로 오라.
 
달빛은 언제나
슬픔과 고독의 표상이지만
그대의 따뜻한 미소 앞에선
일렁이는 사랑의 불꽃이니까
 
옛 추억 어려 있는
어두운 밤마다
잔물결 헤치고
함께 노저어
환상의 섬으로 가기 위하여
그대여!
시월의 마지막 밤에
촛불을 밝혀 들고
내게로 오라.
 
물결은 흘러 쉼 없이 가고
우리 사랑도
기약 없이 흐르고 말았지만
그 사랑 지금쯤 저 섬에 머물러 있으리니
시월이 가기 전에
그대여 어서 오라.
 


야윈 네 가시를 안아주마

 

시월의 장미
- 나호열

고고하다
시월의 장미
시들어 버리지는 않겠다
기다렸다는 듯이
찬바람을 맞으며
똑똑 떨구어내는
선혈
붉음이 사라지고
장미꽃이 남는다
내 너를 위하여
담배를 피어주마
야윈 네 가시를 안아주마
 
 

가을 10월의 시 카톡 프사 좋은 시 이미지

 

나는 떠나보내야 하는 나를 용서하리

 

가을
- 양광모

이제 그만하면 됐단다
너는 용서의 계절

산은 단풍을
용서하고

나무는 낙엽을
용서하고

낙엽은 바람을
용서하네

나는 떠나가는 너를
용서하리

나는 떠나보내야 하는 나를
용서하리

가을이 오면
나는 내 가난한 삶을
10월 닮은 눈물로 용서하리

- '그대 가슴에 별이 있는가' 중에서
 


 
 
시월
- 로버트 프로스트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너의 잎새들은 곱게 단풍이 들어 곧 떨어질 듯하구나
만일 내일의 바람이 매섭다면
너의 잎새는 모두 떨어지고 말겠지
까마귀들이 숲에서 울고
내일이면 무리 지어 날아가겠지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오늘은 천천히 전개하여라
하루가 덜 짧아 보이도록 하라
속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마음을
마음껏 속여 보아라
새벽에 한 잎
정오에 한 잎씩 떨어뜨려라
한 잎은 이 나무, 한 잎은 저 나무에서
자욱한 안개로 해돋이를 늦추고
이 땅을 자줏빛으로 흘리게 하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미 서리에 말라버린
포도나무 잎새를 위해서라도
주렁주렁한 포도송이 상하지 않게
담을 따라 열린 포도송이를 위해서라도


 

낙 엽 
- H. 헤세

 
꽃마다 열매가 되려고 합니다.
아침은 저녁이 되려고 합니다.
변화하고 없어지는 것 외에는
영원한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토록 아름다운 여름까지도
가을이 되어 조락을 느끼려고 합니다.
나뭇잎이여, 바람이 그대를 유혹하거든
가만히 끈기 있게 매달려 있으십시오.
 
그대의 유희를 계속하고 거역하지 마십시오.
조용히 내버려 두십시오.
바람이 그대를 떨어뜨려서
집으로 불어가게 하십시오.
 


10월 시 좋은 사랑 시 이미지 카톡 프사

 
10월에 관한 시와 좋은 시 모음과 함께  사랑을 전하는 좋은 시
그대의 가슴속에 사랑과 삶의 씨앗을 가득 뿌릴 인생 시
시월에 그대 마음에 쓰는 10월의 시는 행복과 사랑을 가득 싣고 당신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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