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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 Poem Life/인생 & 희망

흉터의 문장(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류시화

by 뿌리깊은나무N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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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흉터를 내게 보여달라
나는 내 흉터를 보여줄 테니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우니까
..
 
류시화 '흉터의 문장' 중에서
 

상처에 대한 좋은 시와 글 이미지 마음의 정원

흉터는 말해준다
네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그럼에도 네가 살아남았음을

 
흉터의 문장
- 류시화


흉터는 보여준다
네가 상처보다 더 큰 존재라는 걸
네가 상처를 이겨냈음을

흉터는 말해준다
네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그럼에도 네가 살아남았음을

흉터는 물에 지워지지 않는다
네가 한때 상처와 싸웠음을 기억하라고
그러므로 흉터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그러므로 몸의 온전한 부분을
잘 보호하라고

흉터는 어쩌면
네가 무엇을 통과했는지 상기시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화상 입힌 불의 흔적
네가 네 몸에 새긴 이야기
완벽한 기쁨으로 나아가기 위한
완벽한 고통

흉터는 작은 닿음에도 전율하고 
숨이 멎는다
상처받은 일을 잊지 말라고
영혼을 더 이상 아픔에 내어주지 말라고

너의 흉터를 내게 보여달라
나는 내 흉터를 보여줄 테니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우니까


-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중에서  (수오서재, 2022)
 
 


 
 
상처가나면 아프고 힘들거야, 그런데 그 상처는 오래가지 않아, 흉터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물게 마련이지
 
모든건 지나가기 마련이야, 아픈 흉터가 남을 지라도.. 모든건 한때 바람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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