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시 Poem Life/인생 & 희망
사람들은 왜 모를까(김용택) 고통도 꽃으로 피어난다
뿌리깊은나무N
2023. 10. 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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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중에서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 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제12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흔들리며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바람에 흔들리고 비를 맞으며 꽃을 피웠나니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듯
힘든 고난의 시간도 지나가기 마련이고
때가 되면 우리의 모든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다시 피어나게 될 것이다.
고통도 자라니 꽃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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