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시 Poem Life/이별 & 슬픔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최영미
뿌리깊은나무N
2023. 3. 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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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몸 골목골목
너의 뼈 굽이굽이
상처가 호수처럼 괴어 있을까
..
최영미 시인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중에서
상처를 섞고 흔적을 비벼
너의 심장 가장 깊은 곳으로
헤엄치고프다, 사랑하고프다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 최영미
너의 인생에도
한 번쯤
휑한 바람이 불었겠지
바람에 갈대숲이 누울 때처럼
먹구름에 달무리 질 때처럼
남자가 여자를 지나간 자리처럼
시리고 아픈 흔적을 남겼을까
너의 몸 골목골목
너의 뼈 굽이굽이
상처가 호수처럼 괴어 있을까
너의 젊은 이마에도
언젠가
노을이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그러면 그때 그대와 나
골목골목 굽이굽이
상처를 섞고 흔적을 비벼
너의 심장 가장 깊은 곳으로
헤엄치고프다, 사랑하고프다
이별의 상처가 아물 수 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스럽게 해가 지고 바뀌는 것처럼, 이별과 사랑이란 것은 때가 되고 시간이 흐르면 빛바랜 도화지의 그림처럼 빛이 퇴색되고 변한다.
상처는 그렇게 시간이라는 처방전에 의해 치유가 될 뿐이다, 단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아도니스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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