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시 풍경 달다 - 정호승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 중에서
풍경 달다 -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풍경 달다'는 정호승 시인이 실제로 운주사 사찰 건물의 추녀 한 모퉁이에서 풍경을 달며 떠올랐던 감각적 상황이 작품으로 다시 탄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곁에 없는 그 누군가의 마음속에 풍경을 달아놓고, 어느날 먼곳에서 그리움이 바람처럼 달려가 그대 마음의 집 추녀 끝에 있는 풍경을 울리면, 그대를 보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달라는 것이다. 참으로 애절한 그리움의 표현이다.
천 년 세월 동안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누워서 기다리고 있는 '와불'들과 오늘도 내일도 바람을 기다리는 추녀 끝의 '풍경', 그리고 그대를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같은 그리움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짧지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계절의 뒷모습처럼 자꾸만 비어가는 마음의 들녘을 채워보는 그대향한 그리움의 시 한편 풍경 달다.
불어오는 바람에 아득히 들려올 것만 같은 풍경소리에 그대향한 그리움으로 멍든 마음을 달래본다.
그대향한 그리움은 사랑도 되고 인생도 될 수 있겠다.
'풍경달다'라는 단어가 우리 삶속에 익숙하게 스며있지 않은 탓에 '풍경달다' 시를 '풍경소리'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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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승 시인 프로필
정호승(鄭浩承, 1950년 1월 3일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본관은 동래(東萊). 경상남도 하동군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중학교 1학년(62년) 때 은행에 다니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도시 변두리에서 매우 가난한 생활을 해야 했고, 전국고교문예 현상모집에서 “고교문예의 성찰”이라는 평론으로 당선되어 문예장학금을 지급하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68년 입학)를 들어가게 되었으며, 같은 대학의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으며,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소설가로도 등단하였다.
한편, 그는 인기 드라마 작가 김정수(본명 김정숙)와 대학 동창이며 드라마 작가 박진숙의 대학 1년 후배이기도 하다.
시집으로 《서울의 예수》,《새벽편지》,《별들은 따뜻하다》 등이 있으며 시선집으로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있다. 제3회 소월시문학상을 받았다.[
정호승의 시는 “일상의 쉬운 언어로 현실의 이야기를 시로 쓰고자 한다.”는 평소의 소신처럼 쉬운 말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그려내곤 한다. 이에 1976년에는 김명인 · 김승희 · 김창완 등과 함께 반시(反詩) 동인을 결성해 쉬운 시를 쓰려 노력하기도 했다.
“ 나는 한번도 그 시대에 앞장서 본 적이 없었다. 어떤 평론가는 당신은 이쪽도 저쪽도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분법이 극단적으로 횡횡하던 시절에 나는 시인이 행동하는 것은 시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서정적인 시적 장치는 고운 눈으로 봐주던 시절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서정이 빠져 버렸다면 지금까지 누가 내 시를 읽겠는가. ”
한편, 정호승의 몇몇 시는 양희은이나 안치환 등 가수들에 의해 노래로 창작되어 음반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시편 〈부치지 않은 편지〉(백창우 작곡)는 가수 김광석의 유작앨범에 수록되었다.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은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
〈이별노래〉는 최종혁 작곡으로 이동원이 불러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 아직 늦지 않으리.… …”
개인적 서정을 쉽고 간명한 시어와 인상적인 이미지에 담아냈다는 평으로, 소월과 미당을 거쳐 90년대 이후 가장 폭넓은 대중적 지지를 받은 시인으로 꼽혔다. 민중들의 삶에 대한 깊고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표출해 왔으며 관찰의 성실함과 성찰의 진지함으로 민중들의 애환과 시대의 문제를 시 속에 형상화하였다.
1987년 시선집 《새벽편지》, 1991년 《흔들리지 않는 갈대》 등은 20년 이상 판을 거듭하면서 젊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자료 인용 : 위키백과